일단 당황한 것은 마우스가 움직이는 대로 요리사가 움직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. 마우스 감도가 강제로 낮춰진 듯 한데, 이는 수많은 사람을 절망에 빠트린 항아리 게임과 비슷한 느낌을 들게 하였습니다. 하지만 생각해보면 실제 요리사는 우리가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. 물론 저보단 빠르게 움직이겠지만요. 처음에는 열심히 설명서를 보면서 했으나 왜인지 튀김옷을 입히는 단계에서 막혔습니다. 알고보니 도마 위에서 한번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땡인게 아니라 게이지가 찰 때 까지 계속 눌러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. 잠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렀다 떼면 닭의 모습은 바뀌지만 게이지는 나타나지 않게 함으로써 플레이어를 함정에 빠트리는 제작자의 악랄함이 엿보였습니다. 거기다 게이지가 다 차도 글자가 사라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것으로 철저한 이중 낚시를 기획한 면에서 한층 더 악랄함이 느껴졌습니다. 전체적인 게임은 예전에 했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요리게임을 떠올리게 합니다.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를 만들고 서빙을 하죠. 다행인건 접시를 다시 찾아올 필요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. 다만 손질을 하는 과정에서 꾹 누르고 있는 것보다는 타이밍을 맞춰 눌렀다 떼는 것이 더 빠르게 된다는 점에서 제작자의 이비를 향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. 게임의 종료조건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끝이 나는데 이것은 인생의 끝이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는 교훈을 주는 듯 합니다. 우린 언제나 끝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죠. 그리고 피자에 대해서입니다만, 게임에서 피자는 왼쪽 위에서 조용히 올라가는 점수로만 존재합니다. 사실 생각해보면 이 게임의 제목은 치킨 게임 앤 피자입니다. 그렇습니다. 치킨 앤 피자 게임이 아니죠. 제목부터 피자는 게임 바깥에 있습니다. 게임 안에서 피자가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. 이는 플레이하는 자의 문해력을 테스트하는 고도의 기법이므로 모두 왜 게임에 피자가 없냐고 열을 내지는 맙시다. 그건 당신이 실질적 문맹임을 증명할 뿐입니다.